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김재혁 옮김,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2006.
책 속 문학
[소설] 옌스 페터 야콥슨(J. P. 야콥슨), 모겐스, 여섯 편의 노벨레.
옌스 페터 야콥슨(J. P. 야콥슨), 닐스 뤼네.
[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의 축제를 위하여(MIr zur Feier).
책 속 인물
리하르트 데멜, 독일 시인.
비평에 대한 릴케의 말.
미학적 비평의 글들은 되도록 읽지 마십시오. 그런 종류의 글들은 무감각하게 각질화되어 생동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편파적인 견해이거나, 아니면 교활한 말장난일 뿐입니다. 이러한 말장난의 경우 하루는 이 견해가 이겼다가 다음 날이 되면 정반대의 견해가 승리하기 일쑤입니다. 예술작품이란 한없이 고독한 존재이며, 비평만큼 예술작품에 다가갈 수 없는 것도 없습니다. 사랑만이 예술작품을 포착할 수 있으며 올바르게 대할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은 논쟁의 글이나 비평 또는 서문을 대할 때면 당신은 늘 당신 자신과 당신의 느낌이 옳다고 생각하십시오. 지금의 당신의 견해가 틀렸다면 당신의 내면의 삶의 자연스런 성장이 천천히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당신을 다른 인식으로 이끌 것입니다. 당신의 생각이 주위로부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조용히 제 스스로 자라나도록 두십시오. 그와 같은 성장은, 모든 진보가 그렇듯이,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뻗쳐 나와야 하며, 그 무엇에 의해서도 강요되거나 재촉당해서는 안됩니다. (30-31)
그리고 이어지는 말.
여기서는 시간을 헤아리는 일이 통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1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10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릇 예술가라고 하는 존재는 세지도 헤아리지도 않아야 합니다. 예술가는 나무처럼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수액을 재촉하지도 않고 봄 폭풍의 한가운데에 의연하게 서서 혹시 여름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일도 없는 나무처럼 말입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여름은 오니까요. 그러나 여름은 마치 자신들 앞에 영원의 시간이 놓여 있는 듯 아무 걱정도 없이 조용히 그리고 여유 있게 기다리는 참을성 있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날마다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오히려 내게 고맙기만 한 고통 속에서 그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인내가 모든 것이라고! (31-32)
* 편지의 수신인은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Franz Xaver Kappus).
* 이 책을 읽고 릴케의 시를 읽으면 시가 더, 더 좋게 느껴집니다.
작품 속 작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