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이 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이 가사를 하염없이 속으로 되뇌며 보낸 3월.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인드컨트롤뿐인 짜증나는 일들이 계속해 생겼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하다가도
근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이렇게 짱나는데???
를 반복했다. (쓰고 보니 정말 철부지 같군...)
문제의 원인의 멱살을 잡고 '왜 네 맘대로냐고!!!' 외치는 상상을 해보면
그런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 대상이 늘 명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결국 내 마음을 잘 다스리며 깍!!! 견뎌야 한다.
그리고 저 가사처럼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으니까. (그래도 역시 적당히 힘들고 적당히 쉬운 게 좋을 것 같긴 ㅎ...ㅐ)
이렇게 적고 보니 3월 동안 날 괴롭게 했던 일들도 사실 다 별거 아니다. 별거 아니야~!
그리고 정말 기록하고 싶은 건 따듯했던 일이다.
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친 학부 때 교수님께서 반갑게 인사해 주신 일.
너무 반가워해 주셔서 나를 다른 학생으로 착각하신 건 아닐까 싶었다... ㅎ
수업은 7년 전이고, 짧게 마주쳤던 그날도 무려 5년 전인데
사실 그날도 감동의 말을 해 주셔서 집에 가서 일기를 썼었다. (하하)
그러니까...
멋진 논문을 쓰는 일도 당연히 좋지만
우리의 하루를 좀 더 괜찮게 만들어 주는 건 그런 따듯한 순간인 것 같다. (제발 나도 남에게 좀 그러면 좋으련만...!)
그리고 짠-! 하고 결과를 내보이는 게 인생이 아니라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인생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갈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
사실 그 학기는 나에게 암흑기였어서 나는 그때의 기억을 잃었는데
교수님께서는 그때의 나를 좋게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아서 (아닐 수도 있음 ㅎ) 괜히 눈물이 났다~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암흑기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잘 달래줘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살면서 누군가를 달래 줘 본 적이 없는 나는
결국 스스로도 달래 줄 줄을 몰라서
아직도 이렇게 눈물을 흘릴 수밖에...~
글 시작에 등장한 저 가사는 거북이의 "빙고"라는 노래 가사다.
한 치 앞도 모르는
또 앞만 보고 달리는
이 쉴 새 없는 인생은
언제나 젊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하루하루 지나가고
또 느끼면서 매일매일 미뤄가고
평소 해보고 싶은 가보고 싶은 곳에
단 한 번도 못 가는 이 청춘
산속에도 저 바닷속에도
이렇게 행복할 순 없을 거야
구름 타고 세상을 날아도
지금처럼 좋을 수는 없을 거야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 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 게 힘이 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봐요
힘들다 불평하지만 말고
사는 게 고생이라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거룩한 인생 고귀한 삶을 살며
부끄럼 없는 투명한 마음으로
이내 삶이 끝날 그 마지막 순간에
나 웃어보리라 나 바라는 대로 (빙고!)
어릴 땐 마냥 신나게 따라 불렀는데
이젠 들을 때마다 점점 더 가사가 가슴을 후벼 놓는다.
부끄럼 없는 투명한 마음으로 이내 삶이 끝날 그 마지막 순간에 웃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삶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