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 겐자부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1937), 김욱 옮김, 양철북, 2012.
문학 속...
바그람 전투. https://en.wikipedia.org/wiki/Battle_of_Wagram
나폴레옹 법전. https://en.wikipedia.org/wiki/Napoleonic_Code
간다라 미술. https://en.wikipedia.org/wiki/Greco-Buddhist_art
문학 ↔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2023.
* 제목만 같고 스토리는 다른 듯. 구글 ai 설명에 따르면 영화에서 소설책은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는 중요한 상징적 소품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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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가 흩뿌리는 도쿄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시내가 바다처럼 보였다. ... 코페르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며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 이 드넓은 바다에 사람이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코페르는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을 깨닫고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빽빽하게 땅을 메우고 있는 작은 지붕들, 그 셀 수 없는 지붕 아래 사람들이 살고 있다! 당연한 일인데도 새삼 생각해 보니 어쩐지 무서워졌다. 지금 코페르의 눈 아래, 그리고 코페르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코페르가 모르는 사람들이 수십 만이나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일까.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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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속에는 수십 만, 아니 수백 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저마다 생각에 잠겨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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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는 기분이 묘해졌다. 누군가를 보고 있는 나, 누군가가 보고 있는 나, 그것을 깨달은 나, 멀리서 이곳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나. ... 코페르는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엇인가가 코페르를 흔들고 있었다. 코페르 앞에 펼쳐져 있는 도시에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바닷물이 차올랐다. 어느새 코페르는 바닷물 속의 작은 물방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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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입장만 생각해서 사물을 판단한다면 세상의 참된 진실과는 끝내 마주할 수 없단다. 세상의 진리는 자기만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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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이 모여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아무리 나라도 가르쳐 줄 수 없단다. 그건 너 스스로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아니,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발견하고 깨닫고 배워야만 하는 문제야. ...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얼마나 큰 뜻이 담겨 있는지는 네가 사람답게 살아 보고 그런 시간 속에서 가슴으로 느껴 보아야만 깨달을 수 있단다. 네 옆에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네 삶의 가치를 배울 수는 없단다. ... 인생에서 중요한 건 어느 때나 네가 느낀 진심, 네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이란다. 그런 감정에서 비로소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거란다. 네가 무언가를 절실히 느꼈거나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이 있다면 그런 느낌이나 생각을 절대로 속여서는 안 돼. ...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네가 체험한 데서 출발해 솔직하게 생각하라는 것인데, 코페르!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란다. 여기에 거짓이 있어서는 안 돼. ... 중요한 건 세상의 눈이 아니라 네 눈이야. ... 그 감정은 언제나 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단다. 기타미를 따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삶에는 "누가 뭐래도" 하는 오기가 필요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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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생활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 자연에서 재료를 구해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야 해. 자연에 있는 것들을 그대로 가져와 입고 먹으려 해도 사냥과 낚시를 하거나, 산에서 흙을 파거나 해야 한단다. 원시 시대부터 인간은 서로 협동하며 일했고, 분업을 하면서 능률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해 냈지. 공동체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고, 학자들은 이런 관계를 "생산 관계"라고 정의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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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공동체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마침내 국가가 탄생했어. 이 무렵에는 협동과 분업의 규모가 커져 내가 먹는 음식과 입고 있는 옷을 누가 만들어 줬는지, 누가 고생하며 마련했는지 알기 어려워졌지. ...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돈을 벌려고 만든 물건인 만큼 누가 입고 먹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어.
사회는 계속 발전해서 산업이 활발해지고, 나라와 나라의 거래가 늘어나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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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페르, 현실이 이렇더라도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단다. 사람들이 사람다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쉬운 일이야.
118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란다.
121
가난 때문에 생긴 참혹한 일들과 가난 때문에 불행해진 수많은 사람들, 가난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 이야기 ... 굳이 지금 알려 주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모든 진실을 알아야만 할 때가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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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넌 어떠니. 지금 너는 무엇을 만들고 있지? 세상에서 여러 가지를 받았듯이 너도 세상에 무언가 주고 있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너는 받은 것을 쓰기만 할 뿐 아무것도 만들어 낸 게 없어. 날마다 세 끼를 먹고 과자, 공부할 때 쓰는 연필, 잉크, 펜, 종이……. 이제 겨우 중학생인 너마저도 날마다 많은 것을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어. 옷과 신발, 책상 같은 도구들, 네가 살고 있는 집도 언젠가는 수리하고 새로 지어야 할 테니 이것도 날마다 소비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이렇게 본다면 너는 소비 전문가로 산다고 해야겠구나. ... 사람은 누구나 먹고 입어야 해. 소비하지 않고 생산만 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생산이란 쓸모 있는 소비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소비 자체가 나쁠 수는 없겠지. ... 세상에 필요한 뭔가를 만들어 내고 있어.
136
이기든 지든 영웅은 영웅이야. 져도 위대하기 때문에 영웅이라고.
161
그렇다면 활동력이란 대체 무엇일까? 인간이 내면에서 무엇인가를 이뤄 내고자 발휘하는 힘이 아닐까. 이 세상에서 자신이 목적한 바를 실현해 내려는 욕망이 아닐까.
169
인류의 진보라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은 일
196
내가 한 일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잊었다고 해도 내가 저지른 일인 만큼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긴 시간이 진다ㅗ 내가 그때 그런 인간이었다는 것을 지워 버릴 방법이 없다.
213
어른이 되어서도 아, 그때 왜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하는 일들
214
돌층계에서 그 일을 겪지 않았다면 이런 것은 훨씬 더 나이가 들어서 알게 되었을지도 몰라. ...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219
... 그리고 우리는 마음이 아플 때 인간이 본래 어떤 존재였는지 마음에 새기고 생각해 볼 수 있지.
220
또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을 키우고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어. 그럴 때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파하고 괴로워해.
222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그때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
236-237
그런데 말을 이해하는 것과 말에 담긴 진리를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달랐다. 코페르는 요즘 들어 자기를 되돌아보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258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즐기기 위해 부르는 노래다.
259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외삼촌 말씀처럼 나는 소비 전문가고, 아무것도 생산하는 게 없어요. 우라가와와 달리 지금 나는 무언가를 생산해 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거예요. 이만한 일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내가 이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