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1943), 전성자 옮김, 문예출판사.
다른 모든 사람들,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이나 술꾼, 혹은 사업가 같은 사람들에게 멸시받을 테지.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는 사람은 저 사람뿐이야. 그건 아마도 저 사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전념하기 때문일 거야.
...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친구들을 찾아내야 하고 알아볼 일도 많아.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을 알 수 있는 거란다. 사람들은 이제 시간이 없어서 무언가를 알려고 하지 않아.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사거든. 그런데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는 거지.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참을성이 있어야 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그래도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았을 거야.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알게 되겠지!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식이 필요하거든.
의식이 뭐야?
그것도 너무 자주 잊고 있는 거야.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사냥꾼들에게도 의식이 있어.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의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목요일은 신나는 날이지! 난 포도밭까지 산보를 가고. 만약에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추면, 하루하루가 모두 똑같이 되어버리고, 그럼 난 하루도 휴가가 없게 될 거야...
그래서 이제는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여우가 된 거야.
내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그 꽃을 위해 쓴 그 시간 때문이란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걸 잊으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지. 너는 네 장미꽃에 책임이 있어......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아저씨... 내 꽃 말인데... 나는 그 꽃에 책임이 있어! 더구나 그 꽃은 몹시 연약하거든! 몹시도 순진하고. 별것도 아닌 네 개의 가시를 가지고 세상에 맞서 자기 몸을 방어하려고 하고...
* 명대사 대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