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프닌, 1957.
📖 2023.12. (이지만 몇 달 후에 읽음.)
* ㅋㅋㅋ 모음집
34
... 오늘 밤에 우리가 누구를 모시냐하면요, 제가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분인데요, 러시아에서 태어나신, 그리고 이 나라의 국민이신,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 교수님이냐 하면요, 여기가 어려운데요, 펀-닌 교수님이세요. 제가 맞게 발음했나 봐요. 물론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는 분이고요, 우리 모두 이분을 모시게 되어 기쁘잖아요. ...
77
갑자기 그의 등 뒤에서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뒤돌아선 그는 그녀가 그레이하운드(그녀를 태웠을 리 없다고 판단했던 유일한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34
천재성은 비순응성이다. 두 살 때, 빅터는 나사형 곡선을 대충 휘갈기는 방식으로 단추나 비행기 창문을 표현하는 많은 다른 아기들―당신 포함?―과는 달랐다. 정성스러웠던 그는 원을 그릴 때는 완벽하게 동그랗고 완벽하게 닫힌 원을 그렸다.
153
이론적으로, 크랜턴에서 웬델까지 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택시로 프레이밍햄으로 가서 급행열차로 올버니까지 간 다음 거기서 북서쪽으로 꺾이는 완행으로 갈아타고 비교적 짧은 구간을 가는 것이었지만, 그 가장 간단한 방법이 가장 비실용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두 철도 사이에 오래된 심각한 불화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교통편에게 승산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결탁이 있었던 것인지, 열차 시간표들을 아무리 저글링 해도, 올버니 환승 대기가 최소 세 시간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176
"실재란 지속이라네."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볼로토프. "아니지요!" 상대방은 목청을 높이곤 했다. "치약의 거품도 치아의 화석 못지않게 실재하는데요!" ... 자식들―자연을 느낄 줄도 모르고, 러시아어도 모르고, 부모의 배경, 부모의 과거의 복잡 미묘함에 일말의 관심도 없는 건강하고 훤칠하고 게으르고 까다로운 대학생 나이의 미국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도 있었다. '소나무숲'에서 그 아이들이 사는 물리적, 정신적 지평은 그들의 부모가 사는 지평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았다. 자기네 차원에 있다가 어쩌면 한번씩 모종의 중간계를 거쳐 우리 차원으로 건너오고, 악의 없는 러시아 농담이나 걱정 어린 조언에 매몰차게 반응하면서 또 사라져버리고, 늘 냉담하고(그러니 부모는 자기가 낳은 게 엘프 새끼들 아닌가 싶고), 온퀘도에서 파는 통조림이라면 어떤 것이든 러시아 음식들―떠들썩하고 긴 포치 만찬 때 코콜니코프 가정식으로 차려지는 별미들―보다는 선호하는 아이들이었다. 포로신은 자기 자식들(이고르와 올가, 대학교 2학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큰 시름에 잠기곤 했다. "저 쌍둥이를 보면 분통이 터진다네. 집에서 아침저녁에 식사하면서 내가 정말 흥미진진, 내가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예를 들어, 17세기에 러시아 최북단에 지방 민선 자치 정부가 세워진 이야기, 아니면, 그 뭐냐, 러시아의 초기 의과 대학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할 때가 있거든―말이 나서 하는 말이지만, 치스토비치가 이 주제로 쓴 탁월한 논문이 있는데, 1883년에 나왔다네―그런데 그럴 때 애들이 그냥 나가버리는 거야. 그러고는 각자 자기 방에 들어가서 라디오를 틀어놓는 거야."
* 푸하하하. 저것만 다시 읽어도 너무 웃기다.
* 두 번째 시도만에 완독에 성공했다. 읽히기 시작하니 재밌다. ㅋㅋㅋ 킬킬대며 읽었다.
* 결말에서 다시 시작으로. 수미상관? 영원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