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마텔, 파이 이야기, 2001.
문학 속 용어
불가지론(不可知論, agnosticism): 몇몇 명제(대부분 신의 존재에 대한 신학적 명제)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보는 철학적 관점, 또는 사물의 본질은 인간에게 있어서 인식 불가능하다는 철학적 관점이다. 이 관점은 철학적 의심이 바탕이 되어 성립되었다. 절대적 진실은 부정확하다는 관점을 취한다. 불가지론의 원래의 의미는 절대적이며 완벽한 진실이 존재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는 교조주의(敎條主義)의 반대 개념이다.
정직하게 말해야겠다.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다. 한때는 의심도 쓸모 있는 법. … 하지만 우린 나아가야 한다. 의심을 인생철학으로 선택하는 것은, 운송수단으로 ‘정지’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
배멀리 약 192알
500밀리리터 들이 물 124깡통. 그러니까 총 62리터
구토용 비닐 32장
…
생존 지침서 1개
나침반 1개
한 면에 98줄이 그어진 공책 1개
가벼운 옷차림에 신발 한 짝을 잃은 소년 한 명
점박이 하이에나 한 마리
벵골 호랑이 한 마리
구명보트 한 척
바다 하나
신 한 명
저…… 그건 아니고, 진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군요.
뭔가 말하면, 어쨌건 이야기가 되지 않나요?
저…… 영어에서는 그렇겠지요. 일본어로 이야기라 하면 ‘창작’의 요소가 들어가게 돼요. 우리는 창작을 원하지 않아요. 영어로 ‘직설적인 사실’만 원하죠.
무엇에 대해 말하는 것은-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를 사용해서-이미 창작의 요소가 들어 있지 않나요?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도 이미 창작의 요소가 있지 않나요?
저…….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 '바다 하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선한 이야기.
* 책을 덮던 그 순간에는 동물이 맞는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곱씹을수록 흔들리는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