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모순, 1998.
문학 속 영화
대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1972.
문학 속 음악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에드워드 엘가, 사랑의 인사.
이현우, 헤어진 다음날.
조용필, 바람의 노래.
문학 속 장소
선운사 도솔암, 대한민국 전북 고창.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부득불 해가면서 살아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언제나 최고의 셔터 찬스는 한번 뿐. 두 번 다시는 오지 않는다. 좋다고 느껴지면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셔터를 눌러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훌륭한 순간 포착. 그곳에 사진의 진가가 존재한다.
착하고 착한 우리 안진진. 이라고 말하는 남자 앞에서는 더욱 착해지고 싶은 것이다.
산이 있어 편안한 거야. 도시가 아니라서 그런거야.
산에서 몇 밤을 지내고 서울로 돌아오면 며칠 동안 적응이 안 돼. 돌아가고 싶어지지. 산새소리, 풀잎 눕는 소리, 계곡물에 바람 스치는 소리, 두고 온 그런 것들 생각 때문에 오래 마음이 심란해지지. 도시는 나를 불안하게 해. 어디에 있어도 내 자리가 아니어서 불편해.
그래도 나한테는 도시로 돌아와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지. 이제까지 그 이유 중 가장 큰 존재가 형이었어. 형을 혼자 두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안진진 네가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우습지? 너 때문에 나는 도시로 돌아와. 너를 생각하면 빨리 돌아오고 싶어.
철이 든다는 것은 내가 지닌 가능성과 타인이 지닌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에 다름아닌 것이다.
...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참 할 말이 없구나. 그것이 나의 불행인가 봐. 나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들었던 내 인생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것이 말야. 어려서도 평탄했고, 자라서도 평탄했으며,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이후에도 더욱 평탄해서 도무지 결핍이라곤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가로막아 버린 이 지리멸렬한 삶. ... 나는 늘 지루했어. 너희 엄마는 평생이 바빴지. 새벽부터 저녁까지 돈도 벌어야 하고, 무능한 남편과 싸움도 해야 하고, 말 안듣고 내빼는 자식들 찾아다니며 두들겨 패기도 해야 했고, 언제나 바람이 씽씽 일도록 바쁘게 살아야 했지. 그런 언니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나도 그렇게 사는 것처럼 살고 싶었어. 무덤 속처럼 평온하게 말고.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사는 것처럼 한번 살아 보는 상상도 적잖이 해보았지.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너무나 튼튼한 성곽에 갇혀 있었고, 성곽을 부수자니 마음을 다칠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 나 하나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나 때문에 그러는 것, 나는 정말 못 견디겠더라.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묵묵히 사는 길도 있는데, 난 그것도 안 돼. 정말 안 돼. ...
* 예상할 수 있었던 진진이의 선택과 예상할 수 없었던 이모의 선택.
* 애틋한 진진이, 어머니, 아버지, 나영규, 김장우 그리고 이모.
* 숨을 참은 채 책장을 넘기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은 강렬한 감각으로 몸에 기억된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순간을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아마 그런 순간을 경험하고 나면 책을 읽는 게 훨씬 즐거워질 거다. (꼭 종이책으로, 초판본으로 읽으세요!)
* 이 책을 처음 읽은 몇 달 동안은 내내 명대사를 읊으며 지냈다죠. 대사의 대부분은 장우의 대사였습니다. 진진이가 영규를 택해서 깜짝 놀랐다는 민민이에게 '귀엽네~'라고 했지만 사실 저도 장우가 좋았나 봐요.